가라쓰에 있을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 평생 다시 여기에 올 일은 없다.'
근데 돌아오고 생각이 바뀌더라구요. '그래도 재밌었다.'
볼거리가 풍부하고 재밌는게 많아서가 아니라 바로 제가..
요요카쿠 료칸에서 저녁으로 가라쓰의 스테이크 맛집인 하치에 가려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요요카쿠에서 택시를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학생인 저와 제 친구가 돈이 어딨겠어요. 대중교통 타야죠 ㅋㅋ
버스를 타보려 했으나 시골이라 그런지 버스가 한시간에 한대인가..
어쨋든 거의 안오고 이미 끊긴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어요.
1. 대모험의 시작 (발단)
대강 루트는 이렇습니다. 저희 숙소에서 히가시 가라쓰역까지 대략 20분 정도 걸어간 후 지하철을 5분정도 타고 하마사키역에서 하차하여 하치까지 15분 정도 걸어가는 약 40분의 여정입니다.
2. 대모험의 여정1 (전개)
위에 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지만 강을 따라 쭉 걸어가야 하는데요. 사람이 너무 없고 가로등도 없고 차만 다녀서 좀 무섭더라구요. 해가 떠있는데도 무서웠어요. 가끔 아주 수상해 보이는 배낭을 맨 아저씨가 지나가기도 했는데... 그런 사람들 때문에 더 무서웠어요. 돌아올때는 어떡하지 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가로등이 거의 없으니까...
3. 대모험의 여정2 (위기)
하마사키역에서 내려서 하치까지 걸어가는건 해가 떨어져서 더 큰일이었어요. 학교에서 하교하는것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두세명 보였는데.. 정말 위험해보이더라구요. 아래의 사진은 정말로 사진빨 조명빨이에요!!! 조명이 저렇게 밝지도 않을뿐더러.. 길가쪽으로 보이는 주택들에는 인기척이 아예 없습니다. 불도 안켜져있고.. 그냥 유령마을 같았어요. 어둡고.. 아무도 없고 등뒤는 왠지 서늘(?) 해서 친구랑 저랑 가면서 계속 돌아봤다는;;;;
어두운 유령마을을 15분간 두려움에 떨면서 걸어가다보면 큰 교차로가 보여요. 이쯤되면 약간 뭐가 있긴 있어요. 약국 같은거도 보이고(문닫았지만) 좀 큰 마트 같은 것도 보여요 (여긴 불켜져 있음) 그리고 하치가 건너편에 있어요!! 마트가 있다고 해도 정말 휑합니다. 아무것도 없고.. 덩그러니 하치가 있어요;;;
하치는 이렇게 생겼는데.. 맛집이라고 줄선다고 인터넷에서도 봤고 료칸 사람들도 그렇게 말했는데 손님이 단 한명도 없었어요. (7시에 갔음)
4. 햄버거 스테이크 (절정)
사람이 없어서 들어가기가 좀 그랬지만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왔기에 우선 들어가서 시켰습니다. 돈이 없는 우리는 가장 싼것인 햄버거세트 1200엔 + 콜라를 각각 시켰어요.
소스는 4가지인가 있는데.. 가장 무난한 데미그라스 소스와 일본소스를 시켰어요. 데미그라스는 전형적인 햄버거스테이크 소스 맛인데 맛있었어요. 밥과 빵을 선택하게 되어있는데 밥을 선택하면 정말로 고봉밥이 나옵니다;;; 아빠그릇에 가득 담아서 줘요. (대체 뭐랑 먹으라는건지...?) 밥을 선택하시는 분들은 샐러드를 미리 다 먹지마세요. 그거랑 밥이랑 먹어야함;; 고기는 냄새도 전혀 안나고 굉장히 맛있었어요.
두개를 똑같은거 시키면 재미가 없으니까 하나는 일본소스를 시켰는데... 그러면 알라딘 주전자를 주면서 뿌려 먹으라고 합니다. 근데 이게 진짜 노맛이에요!! 너무 맛이 없어요!!! 괜한 모험심에 일본소스 시키지 마시고 데미그라스 소스 시키세요. 제 말을 듣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후회를 하게 됩니다!!
5. 귀가 대모험 (결말)
맛있게 다 먹고나니 갈 길이 너무 걱정이었어요. 왔던 길로는 도저히 갈 수가 없을 것 같은거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하마사키역에서 와타다역으로 해서 반대방향으로 걸어가기로 했어요.
하마사키역은 굉장히 시골역인데 역무원은 한분계시니 걱정 안하셔도 되요. 표는 기계로 구입할 수 있고 교통카드로 탈 수도 있어요. 근데 역에 개미 한마리 없음...진짜 범죄영화에 나오는 역 같이 오래되고.. 사람도 없고 어두운데 역에만 불이 켜져있고... 역무원 아저씨 안계셨으면 지렸을듯...
그 후에 와타다 역에서 돌아오는 길은.. 아예 앞이 안보였어요. 가로등이 없네 이 정도가 아니라 간접조명 조차도 없어서 핸드폰 후레시를 켜고 걸어갔어요;;;;;;; 진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니까요!! 칠흑같은 어둠에.. 차가 가끔 지나가고.. 사람도 없음 ㅠㅠ 그래도 다리에서 부터는 조명이 엄청 밝아서 조금 덜 무서웠네요. 정말로 귀신의집보다 더 무서웠고 아드레날린 제대로 분출했어요. 조금 특별한 경험이었기에 뭔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미화되서 재밌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당시에는 정말 두번다시 안가고 싶었어요.
저 처럼 걸어가지 않는 분도 계실거고 저희 숙소와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실테니까 하치 자체의 장단점만 꼽아 볼게요.
장점
① 맛있음. 고기가 냄새가 전혀 안났음. 뭔가 눈물나게 맛있다 정도는 아니라 찾아갈 맛집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괜찮음
② 싼 메뉴를 시켜도 밥을 많이 줘서 배가 아주 부름. 정말로 고봉밥을 줌.
③ 스프나 샐러드 등도 평균 이상임
단점
① 데미그라스 소스 말고 다른거 선택하면 진짜 맛이 없음. 데미그라스만 먹어야함.
② 밥을 많이줘도 반찬이 없는데 대체 뭐랑 먹으라는건지 모르겠음. 샐러드랑 먹어야하니 샐러드 아껴드시길 바람
③ 굉장히 뜬금없고 황량한 위치에 있어 주위에 뭐 할 것도 없음. (큰 마트가 하나 있긴 함) 찾아갈 정도의 맛집이아닌데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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