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을 썼던게 거의 1년 전인데 ㅋㅋ 1년 만에 3편을 쓰게 되었네요. 그동안 블로그를 방치하던 기간도있었고 다른 우선 순위 포스팅들 때문에 1년 가량 밀렸지만 2년 안밀린게 어디냐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한번 써보도록 할게요.
11.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 [O]
사실 어떻게 보면 가장 유명한 편견인데 음식에 대한 편견이고 뭐고 살면서 신경을 안쓰다보니 3편에 쓰게 되었네요. 영국 하면 피쉬 앤 칩스가 떠오릅니다. 그야 말로 무식하게 생선을 통채로 튀겨서 감자튀김이랑 같이 먹는게 우리가 볼때 무슨 맛이 있겠어요. 근데 영국에 살다보니 그게 맛있더군요. 모든 집이 다 맛있는건 아니고 맛집이 있어요. 그래도 생선 튀김과 감자 튀김을 케찹 하나만 가지고 김치도 없이 한 접시를 다 먹는다는건 쉽지 않은 일인건 분명합니다.
또, 취향 차이일 수도 있지만 아침에 English Breakfast에 홍차를 마시면 여유롭고 행복한 느낌이 들어요. 맛도 있고.. 점심시간에 공원 쪽에 있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귀부인이 된 듯한 기분에 행복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게 다라는거 같아요. 그리고 막상 살다 보면 이런걸 즐길 여유가 없다는 것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영국 전통 음식은 별 특징도 없고 우리가 아는 그 맛이며, 그나마도 우리나라에서 파는게 더 맛있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사람들이 영국에 유학을 갔다 오면 살이 쪄 있는 것은 맛있는 식당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영국에 여행 가면서 맛집 투어를 하시는 분은 거의 없으실테니 유명 관광지 근처에서 주로 식사를 하게 되는데요. 런던 피카딜리 근처.. 진짜 맛이 없습니다. 거기서는 술만 마셔야 해요. 돈쓰면 호구임. 사실 골목 골목에 외국인들은 모르는 조그마한 맛집들이 있긴 있는데.. 여기서 제가 맛집을 소개할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만약에 맛있는 것을 드시고 싶다. 하시면 맛집을 알아보고 가세요. 가셔서 진짜 다 실패다 이러다 죽겠다 하시면 중식당을 가세요. 실패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또한 본토 중국인들이 하고 있어서 한국보다도 나아요.
영국에는 우리나라 보다 좀 더 다양한 음식들이 많은데 사실 그게 한국사람 입맛에는 잘 안맞습니다. 런던에 살때 굉장히 고급진 그리스식 지중해 요리 전문점에 갔는데.. 부잣집 사모님들이 하하 호호 하며 왕반지를 끼고 칼질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그런데 너무 맛이 없었어요. 이 무슨 니 맛도 내 맛도 아닌... 내가 중학교때 만든 것 같은 맛인지.. 하지만 이것은 입맛의 차이랄까요? 우리나라는 달고 짜고 맵고를 기본적으로 좋아한다면 영국 사람들이 좋아하는건 달면서도 좀 수수한 맛..(?)인 것 같아요.
이 나라는 특이한게 스테이크를 좋아하고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 스테이크가 정말 맛이 없어요. 고무줄인줄.. 영국 사람들이 먹는 소고기를 보면 지방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고기는 지방 맛 이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이 많이 든 고기를 마블링이 좋다면서 A++다 뭐다 고가에 판매하는데 영국에서는 식당도 그렇고 마트도 그렇고 지방이 없어서 건강에는 좋지만 맛은 정말 없답니다. 그래서 영국친구가 한국에 놀러올때 고기 먹으러 가면.. 정말 신세계라고 백이면 백 다 놀라요.
소고기 뿐만 아니라 같은 재료로 같은 요리를 해도 한국식 조리법이 더 맛있달까.. 그런게 확실히 있어요. 심지어 과자도 한국 과자가 백만배 더 맛있습니다. 여기는 종류도 별로 없고, 거의 초콜렛이나 비스킷, 칩 이 세종류에요. 그런데 양은 우리나라 과자들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라 가성비로는 만족스럽지만... 영국 살다 보면 한국 과자가 어찌나 먹고 싶은지.. 비싸서 잘 못먹는게 문제지만요. 그리고 치킨은 아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다양하고 맛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영국에서는 치킨 이라면 KFC만 떠올리거든요. 다른게 있다 해도 어차피 다 그 비슷한 것들이고 KFC보다 맛도 없음. 우리나라 처럼 쌀가루에 뭍혔다가, 양념 발랐다가, 파를 썰어서 같이 먹었다가, 직화로 굽고, 통채로 돌리고 등등.. 우리나라에서 먹는게 백만배 맛있습니다.
대부분이 이러한데요, 영국에서 먹는게 더 맛있다고 느낀건 의외로 태국식, 베트남식, 중식 등등의 아시아 음식이에요. 좀 더 본토 스타일에 가깝고 종류도 더 다양합니다. 중식을 예로 들자면 우리는 먹는게 거의 정해져 있잖아요?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등 거의 한국 스타일 중식인데 반해 영국 중식은 아무래도 현지인들이 주 이용 고객이다 보니 정말로 중국인들이 먹는 메뉴가 많습니다. 그래서 못먹어 본 것들이 많고 가격도 저렴하고..짬뽕, 탕수육은 한식당 가야 먹을 수 있어요. 어쨋든 훨씬 더 맛있으니 여행가셔서 영국까지 와서 무슨 아시아 음식이냐고 하지 말고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왠만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다는 성공 확률이 높아요.
12. 영국인이 잘 참는 냄새와 못 참는 냄새가 있다 [O]
이건 일반적으로 알려진 편견은 아닌데 영국에 장기적으로 가실 분들이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제가 영국에서 자취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 엄마가 김치를 보내주셨어요. 잘 먹고 있다가 어느날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이 '너 어디서 생 양파 먹었니?'라고 대놓고 묻더라구요. 아주 불쾌해서 쏘아붙이긴 했지만.. 그 후로 엄마가 주신 김치를 생으로 먹지 않았어요. 아마도 생 마늘이 아니라 생 양파라고 한 이유는 마늘을 생으로 먹는다는걸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겠죠 ㅋㅋㅋ
영국에 인도계열 특히 파키스탄 사람이 아주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먹는 음식은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특유의 향신료 냄새, 소위 말하는 '암내'가 나는데 그것이 영국 사람들에게 안느껴지느냐? 느껴집니다. 그들도 그 냄새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익숙하기도 하고, 자기들 몸에서도 암내가 작렬이라 잘 참는 것 같아요.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영국 사람에게서 정말로 구린내가 많이나요. 그래서 데오도란트나 향수 같은 것이 발달한거겠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안씻어서 나는 냄새와는 차원이 다르달까.. 땀 좀 흘렸다 하면 코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시큼한 암내...ㅠㅠ 정말로 썩은내가 나요. 유전적으로 한국인에게는 냄새가 안나는 형질이 있다더니.. 정말 사실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80년대만 해도 일주일에 한번 목욕하고 샤워는 안하는 문화였다잖아요? 아마 몸에 냄새가 잘 안나서 그랬을듯.. 영국인들은 하루 안씻으면 정말 악취가 나요.
이 얘기를 하려던건 아닌데 ㅎㅎ영국인들은 생마늘, 파 등을 먹고 나는 냄새에 익숙하지 않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 마늘냄새가 난다.. 이건 아마 우리나라 음식에 생마늘이 많이 들어있어서 일거에요. 외국에서는 마늘을 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일은 잘 없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김치 부터 시작해서 양념에 생마늘이 다 조금씩 들어가요. 양념을 만들때 잘 보면 '다진 마늘 한 스푼'을 넣으라고 하잖아요? 그게 주 냄새의 요인입니다. 근데 그게 먹고 나서도 문제지만 다음날이 되면 몸에 배출될때 냄새가 나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택시기사분이 저에게 생 양파 발언을 한 이후로 김치는 사서 먹었어요. 사서 먹는 김치는 마늘이 좀 적게 들어 있어서인지 냄새가 안난다고 했거든요. 조리해 먹기도 했고.. 사실 자주 안먹었어요. 자주 먹으면 아무리 조리를 해도.. 몸에서 마늘 냄새가 베어있게 되니까 ㅠㅠ
영국에 장기간 체류하실 분들은 몸에 마늘 냄새(?)를 빼고 가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13. 영어를 못하면 무시한다 [O]
영국 사람들 정말로 영어부심 있을까요? 장난아닙니다.. 영국 액센트 부심..오지구요, 지리구요, 쩔어요!! 영어를 잘 못하면 무시하는건 아마 영어권이면 대부분 그럴 듯 하네요. 대부분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도 못하면서 왜 여기 왔어?' 그러는 지들은 불어도 못하면서 프랑스 여행가고 이태리어 한마디 못하면서 이탈리아 여행다니고 그러겠죠. 아니..영어를 배우러 왔는데 영어를 못한다고 무시당하다니 하고 억울하지만 노력하는 수 밖에요.
저도 한국에서는 영어 잘하네.. 소리를 듣고 영국에 갔는데요. 어린 나이에 사실 잘해봤자 얼마나 했겠냐 만은 그때는 나름 자신감 충만이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액센트 입니다. 제 액센트가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영국 액센트는 물론이고 각종 외국인들의 액센트.. 당최 알아 들을 수가 없었어요. 제일 힘든게 바로 전화. 상담원분들도 답답하고 저는 온 몸이 젖을 정도로 땀이 나기 시작... 아이엘츠 공부하며 이 발음 저 발음 들어봤자.. 가보면 다 허사..ㅠㅠ 적응하는데 최소 한달은 걸렸어요.
그런데 처음 영국에 가서 이사를 하거나 하면 전화를 할 일이 많잖아요? 통장도 만들어야 하는데 인증을 전화로 해야 한다거나.. 인터넷 설치 기사도 불러야 하고, 티비도 마찬가지고, 핸드폰 통신사 등등 전화할 일이 많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상담원 일을 하시는 분들 중에 파키스탄 사람이 아주아주 많아요!!!! 처음 영국에 가서 그 특유의 파키스탄 억양을 이해하시는 분들은 극히 드물거라고 장담합니다. 그 분들은 우리가 발음 때문에 영어를 못알아 듣는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응..그래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저는 가서 어학연수를 안하고 바로 학교 수업을 들어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어요. 제 얘기를 해드릴게요. 처음 가서 수업을 듣는데 파키스탄 학생이 신나게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무슨 말인지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고.. 그 수업의 선생님은 스코틀랜드 출신이었는데 그 후에 보충 설명을 해주는데 무슨 말인지 아예 몰랐어요. 결국 저는 그 수업이 무슨 내용인지 자체를 몰랐고.. 교과서에 열심히 낙서만 하고 왔었다는...ㅠㅠ
또 하루는 집에 와서 인터넷을 설치를 하려고 했어요. 한참 이리 저리 힘들게 이어가고 있는데, 상담원분이 어떤 단어를 말했어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고, 천천히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말해줬어요. 그래도 결국 못알아 들었고 그 분이 이런 말을 했어요 '얘야.. 나도 죽을 힘을 다하고 있어.' 인터넷 설치에 실패하고 한동안 동글을 썼어요. (usb 형태로 되어 꽂으면 인터넷이 됨) 그 후에 다시 시도해보고 그 단어가 뭔지 알고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그 단어는 바로 'passcode' 였어요. 우리는 보통 비밀번호를 패스워드라고 하잖아요? 근데 패스코드라고 하는데다가 어디서 처음 들어본 억양으로..ㅠㅠ 사실 다 변명일 뿐이고 제가 저 쉬운 단어를 못알아들은거 였어요.
제 경험은 이쯤하고 영어를 못하면 어떠한 무시를 당하는지 제가 얘기해 볼게요. 유학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설프게 영국 억양을 따라하는데 그거 가지고 뒤에서 뒷담화하고 비웃는 영국 애들이 좀 있어요. 영국영어 부심이죠 뭐.. 또 대학에 갔더니 교환교수로 홍콩 사람이 왔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준비해온 듯한 말투로 수업을 이어가는데.. 대놓고 비웃고 억양을 따라하고.. 무개념들 천지입니다. 대표적인 차별이 못알아들은 척 하는거에요. 미국발음이나 유럽식 영어, 파키스탄식 영어는 알아듣는데, 동양인의 영어 발음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무안주고 못알아들은척 하는 인간들이 있어요. 다 그런건 아니니 너무 걱정은 않으셔도 되지만 있긴 있다는거..ㅠㅠ
그런데 본인이 미국 본토 발음을 아주 잘 구사한다. 영어 좀 한다. 하시면 영국애들이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나라 애들은 동양인이라면 중국인이라고 생각하지 동양인인데도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일 수 있다는 생각을 잘 안해요. 제가 대학을 다녔던 도시는 그 당시 외국인이 정말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미국발음을 하는 동양인을 보면 굉장히 신기하게 보더군요. '헐!!! 너 뭐야? 캐나다인이야?!!!' 이런 식으로 대놓고 물어봐요. 차라리 오리지널 영국 발음을 쓰면 아.. 이민 2세구나 3세구나 생각을 하는데 미국식 발음을 쓰면 엄청 신기하게 생각하고 물어보고 하더라구요. 만약 튀고 싶은 분이 있으시다면 미국식으로 깨끗하게 굴려보시면 될 듯... 그런데 이게 런던에서는 안통해요. 런던은 온갖 외국인들이 하도 많아서 신기하게 생각 안하거든요. 하지만 그만큼 차별도 덜하니 유학을 가실때 너무 동양인 없고 영국인만 많은 곳을 찾지 마세요. 이미 중국인들이 없는 곳이 없고 한국인도 요즘 엄청 많기 때문에 잘 없겠지만 있더라 해도, 나를 신비롭고 신기하게 보고 호의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차별합니다. 다가오지 않아요.
3편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까지 써야 겠네요. 제 글을 읽으시고 아닌데? 난 다르던데? 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제 경험을 토대로 쓴거지 일반화 하는건 아니에요. 하지만 최대한 객관화 하려고 쓰긴 했으니.. 저런 일이 가끔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하네요. 다음편도.. 조만간 쓰도록 하겠습니다. 쓰고싶네요 ㅎㅎ 삘 받을때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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